결혼 후 남편의 성을 선택한 이유, 나다운 이름을 찾아가는 여정

🔸 나는 왜 결혼 후 남편의 성을 따르기로 했는가?
그 이름 때문에 겪었던 혼란과 내 이름에 얽힌 특별한 사연


🌸 1. 이름으로 자주 불려도, '내 이름' 같지 않았던 시절

"Kelly Lee!" 고등학교 1학년 수학 시간. 선생님이 출석을 부르자 교실 안엔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. 제 진짜 이름은 'Lee Kelly'였음에도, 사람들은 늘 제 성과 이름을 뒤섞어 불렀죠. 심지어 가족 외엔 저를 'Kelly'라고 불러도 저는 반응했습니다. 반복되는 실수에 일일이 정정하는 것도 지쳐버렸습니다.

사실 제 이름엔 깊은 의미가 담겨 있었습니다. 'Lee'는 외할아버지의 성이었고, 건강이 좋지 않아 제가 태어났을 때 부모님이 그분을 기리기 위해 주신 이름이었어요. 제 이름 전체가 '성+성+성'으로 이뤄진 셈이죠. 이로 인해 이름 하나 제대로 설명하려면 족히 3분은 들여야 했습니다.


💍 2. 결혼, 이름에서 자유로워질 새로운 기회

저는 결혼 전부터 확신했어요. "난 결혼하면 꼭 남편 성을 따를 거야." 물론 요즘 시대에 이 선택이 다소 보수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. 하지만 저에게 그건 정체성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, 이미 씌워진 '헷갈리는 이름'이라는 껍질을 벗는 일이었습니다.

남편의 성은 'O’Connell'. 발음도 부드럽고 어떤 식으로 조합해도 어색하지 않았습니다. ‘Kelly Lee’처럼 거꾸로 혼란을 줄 일도 없었죠. ‘Lee O’Connell’은 단번에 사람들에게 익숙해질 만한 이름이었습니다.

📌 한국에서도 최근 들어 결혼 후 성을 바꾸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. 미국에선 절반 이상의 여성이 결혼 후 남편의 성을 따르지만, 한국은 아직 '성과 이름'의 개념이 직관적이지 않기 때문에 변경을 하는 경우는 드물죠. 그러나 최근 방송인 사유리 씨가 아이의 성을 자신의 성으로 등록한 일 등으로 인해 '성'의 의미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.


🌿 3. 지금은, 드디어 나다운 이름을 찾은 삶

그렇게 14년 전 이름을 바꾸고 나서, 제 인생은 생각보다 더 평온해졌습니다. 더 이상 혼동되지 않았고, 어디서든 당당히 "Lee O'Connell입니다"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죠. 예전엔 'Kelly'란 이름만 들려도 조건반사처럼 반응했는데, 이젠 그런 일도 사라졌습니다.

물론 그 당시엔 사소한 문제처럼 느껴졌습니다. 이름이 잘못 불리는 거 하나쯤은 넘길 수도 있었겠죠. 하지만 내 이름 하나로 나를 설명하기 어려웠던 감정. 그 작은 불편들이 모여 나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이어졌고, 제가 누구인지 스스로 설명해야 할 책임감이 따랐습니다.

이제는 그 책임을 내려놓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자유롭습니다. 이름 하나 바꾼다고 세상이 완전히 바뀌진 않지만, 적어도 제 일상 속에서 '또 한 번 설명해야 할 내 이야기'가 줄어들었으니까요.


✨ 마무리하며: 이름은 감정의 주소입니다

이 글을 쓰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. 내 이름이 불릴 때 ‘나 같지 않다’라는 생각이 든 적이 있었나요? 누군가 당신을 원치 않는 방식으로 호명한다면, 그것이 바로 정체성에 대한 위기일지 모릅니다.

저에게 있어 남편의 성을 따랐다는 것은 단순한 전통의 선택이 아니라, 드디어 나다운 '표현의 시작'이었습니다.

📌 여러분의 이름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나요?
‘그저 부르는 호칭’ 이상으로, 그 안에 인생이 녹아 있을지도 모릅니다.


💬 혹시 여러분도 이름 때문에 오해나 불편을 겪은 적 있으신가요?
아래 댓글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.
이름을 바꾸기로 한 결심은 경계를 넘는 시작일지도 모릅니다.

댓글 달기

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. 필수 필드는 *로 표시됩니다

위로 스크롤